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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랜서] 금색의 악마.

아르니엘 2018.07.22 20:37 조회 수 : 19

 "애쉬, 정말로, 괜찮겠습니까? 우리쪽에서 준비한 성유물를 사용하지 않겠다니..."
 "당연하다. 오히려 그런것에 기대려고 하는 쪽이 어리석어."

 

 홍콩 교회의 한 공터. 밤하늘의 별빛이 내려다보는 그곳에, 두 인영이 서있었다.

 

둘다 검은색을 기반으로 한 제복을 입고 있었으며, 어느쪽도 보는 사람의 시선을 끄는 미형. 한쪽은 유려하고 자상한 분위기의 미녀, 한쪽은 성별을 분간하기 어려운 백발의 소년, 혹은 소녀였다.

 
 바닥에는 복잡한 기호가 잔뜩 그려진 마법진. 키가 작은쪽은 마법진의 바로 앞에 선채로 눈을 감고 있고, 조금 더 떨어져있는 여성은 그것을 불안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알겠나, 리자. 성배전쟁이든 무엇이든, 전쟁이란 결국 사람이 하는거다. ....요정이나 정령이나 신격도 있지 않느냐고 따지지 마라, 그냥 대충 싸잡아서 말한거니까."

 "아, 알겠습니다."

 

 "요는, 전쟁에 임하는 이들끼리, 서로 등을 맞대고 싸울 이들끼리 '상성'이 맞지 않으면, 그 전쟁은 패배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강맹한 병사를 거느리고, 훌륭한 장비를 갖추고, 강력한 가호를 받고 있고, 뛰어난 작전을 입안하여 실행한다해도, 그것이 내부의 불화를 막을수는 없다."

 

 고작해야 10대 중반, 그정도밖에 되어보이지 않는 애쉬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말은, 수많은 전장을 거쳐 싸워온 백전노장의 전쟁철학이었다.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가 하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것은 이해할수 있다. '그렇기떄문에' 그를 이번 전쟁의, '조직'의 대리마스터로서 끌어들인것이니까.

 

 "확실히, 너희들이 준비한 성유물을 쓰면 강력한 영령을 소환할수도 있겠지. ....그래서, 그놈이 내 말을 들어줄거라는 보장이 어디있지?"

 

 "하지만 령주가..."

 

 "세번 쓰고나면 자기 목을 걱정해야 하는 그런것 말이냐? 그런것에 기대서 불안정한 다리를 건널바에야 죽겠다. 요는, 자신과 상성이 맞는 녀석이, 다소 전력이 떨어져도 안심하며 싸울수 있다는 거다. 무기 하나를 보더라도 신뢰하지 못하면 싸울수 없으니까."

 

 

 그래서 자신의 인연에 걸고 소환을 한다. ...문제없다. 자신과 연을 맺은 이들이라면, 분명 누구라 한들 일기당천의 용사들. 그리고 자신의 등을 맞길수 있는 이들이다. ....설마 적으로 싸웠던 이가 나오진 않겠지. 그렇다면 완전히 두손 들수밖에 없다. 잘난척 하면서 떠든게 전부 뒤집혀서 돌아오는꼴이니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것이라고 믿으며, 소환의 주문을 외운다. 익숙치않은 이국의 마술사들이 짜낸 소환의 주문. 자신의 내면에서 맥동하는 마력을 느끼며, 그것을 증폭시켜...

 

 

 

 "~~와라, 천칭의 수호자여!"

 

 

 

 

 

 단숨에, 마법진에 떄려박았다.

 

 

 


 "콜록, 콜록....."

 

 

 소환시의 날뛰는 마력의 폭풍에 얻어맞아 날아갈뻔한 리자가, 간신히 몸을 추스리며 일어난다. 그녀의 앞에서는 애쉬가 태연하게 선채로 마법진에서 뿜어나오는 황금색의 빛과 마주하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마력이 느껴진다. 서번트의 소환은, 아마 성공한거겠지. 하지만 아직도 주변을 휘몰아치는 강풍의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려오지 않는다.

 
 

 -아무것도, 들려오지 않는다?

 

 이상하다. 적어도, 자신과는 달리 애쉬는 소환된 서번트를 보고,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다면, 당연히 자신이 소환한 서번트와 무언가 대화를 나누던가, 계약을 확인하던가 하는것이 올바를테인데......

 

 -어쨰서, 아무말도 없지....?

 

 당혹스러움을 감추며, 뭔가 말을 걸려던 순간. '퍽'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멋지게, 소환된 황금의 서번트의 뺨에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넣은 애쉬의 모습에, 말도 나오지 않았다. 물론, 그에게 주어진 인형의 몸은 그렇게 완력이 강한편이 아니다. 서번트를 주먹으로 쓰러트릴수 있을것 같은 괴력은 상정되어있지 않다.

 

 실제로 그 주먹을 얼굴에 정통으로 맞은 서번트-긴 금발을 흩날린 미장부는, 그자리에서 끄떡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화도 내지 않았다. 그저 놀란 눈으로, 주먹의 뼈가 어긋낫는지 인상을 쓰며 뼈를 맞추고 있는 애쉬를 내려다보고있을뿐.

 

 

 "....경... 인건가?"
 "아아, 그렇다. 나의 왕이여. ...지금의 한발, 얻어맞을 이유를 모르겠다고는 안하겠지?"
 "그건......"

 

 

 조용히 격노하는 애쉬, 거기에 비해, 당혹해하면서 말끝을 흐리는 금색의 서번트. 새하얀 피부에 장신의 미남자. 옷 사이사이로 보이는 육체는 근육질로, 상당히 단련되어있다고 보였다. 서있는것만으로도 충분히 위압감을 주는, 제왕이라 불리기에 충분한 풍격. 그러나 지금은 눈앞의 마스터에게 당혹하고있을 뿐이다.

 

 

 "고르고 골라서 하필이면 당신이 왜! '그런' 최후를 맞았으면, 더이상 바랄것따윈 없겠지! 뭐가 아쉬워서 이런 곳에 다시 내려온거냐! 나는, 대체 뭘 위해서...!!!"

 

 "....미안하구나, 짐의 충신이여. 내 탓에, 그대에게 지독한 운명을 지우고 말았다. ...그리고 설마 이렇게 다시 마주치게 될줄은, 짐도 몰랐다."

 

 "나도 몰랐어! ........하아. 진이 다 빠지네."

 

 "그건 미안하구나. ...그런데 그 몸은?"

 

 "빌린거다, 저기 저 여자에게. 내 몸 그대로는 나올수 없으니까."

 

 

 자신이 지칭되어 그제서야 겨우 경직이 풀린 리자는, 고개를 들어 서번트를 보았다.

 

 남자는 마치 품질을 살피는듯한 눈으로 리자를 훑어보았다. 시선만으로도 사람을 죽일수 있을것같은 압력. 하지만 리자도 조직을 대표하여 나온 마술사. 여기서 물러서는 추태는 보일수 없다. 혼신의 기력을 짜내, 그 서번트의 압력에 버텨냈다.

 

 

 잠시의 시간이 지난후, 서번트는 프레셔를 거두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명은 *(@#$!&@$. 이번의 전쟁에서는, 창병의 이름을 얻어 소환되었다. 여자여, 이름을 대는 것을 허락하마."
 
 "리자, 리자 브렌나라 합니다. 위대한 제왕이여. 당신의 존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 그 이름은, 현대에도 알려져있다. 다만 방금 리자가 올린듯한 '위대한 제왕'이라는 칭호는, 눈앞의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적어도 그의 일화속에서는. ...그렇기에 당혹하고 있다. 눈앞에 있는 자가, 정말로 그 이름을 가진 동일인물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 그만큼, 랜서가 풍기는 분위기는, 그 성품은, 일화와 상반되어보였다.

 

 

 "....흠. 속에 꾸미는 것이 있는듯 하지만, 상관없겠지. 이 전쟁동안, 짐과 짐의 충신... '마스터'의 시중을 드는것을 허락하마."

 

 "어이 폐하, '마스터'라니...."

 

 "그 호칭으로 틀림없겠지? 성배인가 하는것이 내려준 지식이 틀림없다면, 이 전쟁 중에는 경이 짐의 주인(마스터)이고, 짐이 그대의 하인(서번트)일터. ....속죄라는 것은 아니다만, 우선은 그런것으로 해두거라."

 

 

 애쉬는 투덜거렸지만, 일단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진명을 숨긴다는 의미로는 어쩔수 없다. 무엇보다, 진명을 숨겨야 하는것은 서번트뿐만이 아니다. '자기 자신또한, 진명을 숨길 필요가 있다'.

 

 

 "...그럼, 우선은 가볍게 이 도시를 돌아볼까, '랜서'. 나도 도착한지 하루밖에 안돼서 아직 지리에 익숙하다고는 못하겠고. 지리를 모르고 싸운다는것도 웃긴 이야기니까."

 

 "지당한 말이다. 그럼, 리자 브렌나. 도시를 안내하라. 이제부터 전장이 될 곳, 오늘은 지리의 파악으로 소비하도록 하지."

 

 "따르겠습니다, 랜서. 그럼, 저를 따라와주시길."

 

 

 

 결정되었다면, 행동은 빠르다. 뭐가 어찌되었든, 결국 저마다 자신의 일을 할뿐. 강력한 서번트를 뽑았다면 좋은 일이다. 그것이 최후까지 싸워서 이겨주어, 성배를 획득한다면 더더욱.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하며, 홍콩 전역에 퍼져있는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공안요원의 매수, 각지에 예비 아지트의 준비, 성배전쟁에 참가하고 있는 다른 참가자들과, 알게 모르게 끼어들어오고 있는 각종 조직들의 정보수집. 할일은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그 밑준비를 바탕으로, 이 최흉의 병기들을 적들의 앞에 꽃아넣는것.

 

 

 모든것은 성배를 얻기 위해. 그래,

 


 '하일, 라이히(제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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