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팀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자자, 판 끝났으니 어서 각자 마무리 지어요!
아무튼 모처럼 다 끝난 김에 플레이에 대한 감상과 함께 자캐 탄생 과정에 대해서 적어보렵니다.
관심 없을 분들이 뭐 태반이겠지만, 저 자신도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요.
1. 오토네는 원래 3군
원래 저는 참신한 식물계 마스터를 하려고 했습니다.
시즈모노 나나쿠스라고 언덕 위 신사에 모셔진 신목을 하려고 했지요.
왜냐 하면 신속하게 테스트 플레이를 진행하기 위해, 드라마씬의 비중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보나마나 드라마씬 때문에 늘어질 게 훤히 보였거든요. 더 솔직히 말하면 드라마씬 쓰는 게 너무나도 귀찮았습니다……. 아, 아니 돌 던지지 마세요! 솔직한 심정이라고요!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어차피 이 시스템상 마스터는 서번트의 옵션 이상이 될 수 없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들 통감하고 계셨겠지만요.
물론 당연히 관리자(카루나 님)에게 퇴짜 맞았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대안으로 멍멍이 마스터를 내세웠지만 '드라마씬 잘 찍을 수 있게 인간으로 하세욧 ㅇㅅㅇ+'이라는 일갈에 어쩔 수 없이 제3안을 급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게 오토네입니다.
2. 3군이라도 살려보자
오토네를 제작한 시점에서 카루나 님이 제 생각 이상으로 드라마씬을 중시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마 Fate PBBBS는…… 서번트를 졸졸 따라다니는 옵션(마스터)이 될 게 뻔할 뻔자. 서로 협력한다고 하면 말은 번지르르하지만 결국 마스터는 서번트의 마력 탱크, 그리고 영주 자판기에 불과합니다. 현실적으로 마스터는 단독으로 정보수집하기도 힘들고 전투에 동행해도 별다른 영향력은 없습니다. 이래갖고서야 게임을 즐길 수가 없죠.
그러면 드라마씬을 근사하게 쫙 빼서 쓰면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겠지만, 공교롭게도 전 게임을 하고 싶지 캐릭터 릴레이 소설 쓰러 온 게 아니거든요. 무엇보다 글을 잘 못 씁니다.
그렇다면 서번트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마스터가 되어보고자 다시 의기를 충천했습니다.
3. 오토네의 방향성
오토네의 콘셉트는 세 가지.
1. 아군 서번트를 반드시 배신한다.
2. 단순한 우승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피한다.
3. 다른 팀과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목적을 설정한다.
왜 저렇게 했느냐면, 단순히 '승리'만을 목적으로 하면 정말로 재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언뜻 Fate PBBBS는 마스터와 서번트가 협력해 최종 승자가 되는 것만이 목적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승리에 별다른 공헌을 할 수 없는 마스터 입장에서 그런 목적 따위는 정말 남의 일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런 콘셉트로 오토네를 만들었습니다.
다른 팀의 소원을 묻고, 다른 팀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분란을 퍼트리는 캐릭터로서요.
……네. 고백하자면 구판의 시스템에서 마스터가 활약할 방법은 모략전 정도밖에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4. 그래서 결과는?
실패!
예상 외로 전개가 늘어지다 보니 괜히 플레이를 질질 끌만한 플레이는 피해야겠더라고요.
때문에 처음에 생각했던 영주의 다른 사용법(서번트에게 강제 명령)도 폐기했죠. 후반부에는 거의 슈빠르타 님에게 모든 선언을 전담하다시피 했습니다. 정확히는 영주 사용권을 완전히 떠넘겼습니다.
그렇다 보니 여러모로 불완전 연소였어요.
5. 그런데 그 배경 설정은?
그야 나중에 다 가져다 붙인 겁니다.
6. 맘대로 떡밥 뿌려도 됨?
죄송합니다…….
아니, 그냥저냥 무난히 끝내면 왠지 엔딩 같은 느낌이 안 나다 보니까…….
개인적으로는 살아남은 금발벽안 미역……이 아니라, 프린스랑, 설정상에만 있는 아야미 코토네의 남동생 아야미 유헤이 군이 BL스럽게 3년 뒤의 성배전쟁을 정리해줬으면 좋겠다는 망상이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망상입니다.
아무튼 오토네의 플레이는 이걸로 끝났습니다.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즐겁기는 했습니다.
다음에는 A팀에서 젠죠 란이라는 처자로 좀 더 정통파 플레이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서 시작했으면 좋겠군요☆
'공교롭게도 전 게임을 하고 싶지 캐릭터 릴레이 소설 쓰러 온 게 아니거든요. 무엇보다 글을 잘 못 씁니다.'
이분이 어디서 만병통치약을 파십니까!?!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