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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 sticky night [Fate/Sticky night] 3 / 4 Partner - 01편

카루나 2004.05.05 19:54 조회 수 : 471 추천:1

꿈을 꾸고 있다.

치밀어 오르는 화기.
그 속에서 산 채로 불타고 있는 수만의 병사들.
그리고 그 모습을 위에서 바라보고 있는 그녀.

터져 나오는 오열을 이를 악 물고 참는다.
슬퍼할 수도 없는 슬픈 운명을 가진 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야 하며.
그 어느 것도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다.

자신을 죽이고
소중한 것을 가지지 마라.

하지만 그녀도 결국은 인간이었다.
아무리 냉혈한이 되어야 한다지만 그 것을 그녀가 바랄리는 없다.
그렇기에 울었다.

하지만 그녀는 인간이 아니어야 했다.
가장 계산적인 사람이 되어야만 했다.
그렇기에 울음을 참았다.

그저 살이 타는 매캐한 연기 속에 휩싸인 채
그 모습을 보며 소리 죽여 흐느낄 뿐이었다.






“.......”

일순 정신이 들었다.

흐릿한 시야를 본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몇 번 눈을 깜박거렸다.  

얼마 안 가 되돌아온 정신은 이 곳이 너무나 익숙한 나의 방이라는 것을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내 옆에 누군가가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건 분명히.......

“날개?”

평소의 가볍게 틀어 올려 묶은 머리카락이 아닌 길게 흘러내린 검은 빛 머리카락.

누군가 덮어 놓은 것인지 짙은 색의 외투로 몸을 감싼 채 날개는 벽에 기대어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달빛에 비춰지고 있는 그 모습이 낮에 보던 날개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라 순간 숨을 멈추고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깨어나셨습니까? 마스터.”

“우앗!”

그러던 중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누워있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상당한 통증이 밀려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싸늘한 공기가 내 몸을 감싼다. 몸은 알몸. 정확히 말하면 몸에 붕대를 칭칭 감아놓은 상태로 누워있던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깨닫는 순간 나는 언제인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 그 순간의 기억을 떠올려 버렸다.

분명 나는 그 때 버서커에 의해서.......

“마스터. 좀 더 안정을 취하지 않으면 몸에 좋지 않습니다.  아직 해가 뜨려면 시간이 남아있으니 조금 더 쉬시는 것이.......”

“야! 한가람! 이 정신 나간 녀석아!”

캐스터조차 말을 멈추게 만드는 커다란 목소리.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나는 물론 캐스터까지 놀라  주도권은 자연스럽게 막 깨어난 그녀에게로 돌아갔다.

“너!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서번트를 감싸기 위해서 자신을 방패로 삼는다니! 세상에 그런 마스터가 대체 어디에 있어!”

속사포처럼 쏘아지는 그녀의 말에 난 완전히 기가 죽어버렸다.  반박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저....... 저기. 조금만 조용히.’라고  중얼거릴 뿐. 하지만 그 역시 그녀에게는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대체 자기 생명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사전에 세이버에게 말을 해 놓지 않았더라면 넌 벌써 죽었다고! 그거는 알고나 있는 거야?”

그녀는 거기까지 말하더니 잠시 자신을 진정시키려는 듯 냉장고로 가서 물통을 꺼내왔다. PT병의 마개를 열고 컵에 따르지도 않은 채 벌컥벌컥 물을 들이 킨 그녀는 물통을 들고 와 나에게 건네며 나와 얼굴을 맞대고 앉았다.

“정말이지. 아직 성배 전쟁은 시작도 안했는데 내가 진심으로 싸울 것 같았어?”

이봐. 그럼 그 살기는 대체 뭐야. 상처 입은 맹수 우리 속에 던져진 것 같은 느낌을 주던 그 살기는?

하지만 물론 그렇게 말하지는 못했다. 나도 목숨 아까운 것은 알고 있으니까.

그녀는 조금 진정한 것처럼 보였지만 아직도 완벽히 풀리지는 않은 듯, 양 미간에 작은 주름을 지어내고 있었다.

“하아. 캐스터도 고생이 많겠네. 이런 마스터를 만나서. 아무리 내 세이버가 이 땅에서는 약하다고 해도 세이버는 세이버, 캐스터는 캐스터인데 말이야. 세이버의 일격을 받아낸 캐스터 정도가 이런 마스터를 만나서 아쉽겠어.”

“이봐. 적어도 호박씨 까는 것은 내가 없는 곳에서 하라고.”

난 그렇게 궁시렁 거리며 날개가 내려놓은 물통을 들어 입 안에 들이부었다. 잠에서 깬 뒤에 마시는 차가운 물은 너무나 달게 느껴졌다.

“호박씨 깔 거야.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인간이 세이버의 정면으로 달려든 거야?”

그녀는 내가 물을 마실 때 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되물어 왔다. 그녀의 물음에 난 잠시 생각을 했다가 별 다른 결론이 나지 않아 한숨을 쉬며 답했다.

“뭐. 나도 잘은 모르겠어. 그냥 무의식 적으로 몸이 반응했을 뿐이야. 아마 네 서번트가 버서커가 아닌 세이버라고 해.......”

순간 나는 무언가 이상한 것을 깨달았다.  그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채는 것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버서커가 아니고 세이버였어?”

내 물음에 날개는 쿡쿡거리고 웃었다. 그리고 너무나 자신 있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미안하지만 세이버라네요. 설마 내가 버서커를 불러왔을까봐? 버서커 같기는 해도 틀림없는 세이버야. 단지 검의 마력이 너무 강해서 전투 시에만 이성을 잃을 뿐이지.”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그녀는 캐스터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내 옆에 앉아있던 캐스터는 그녀의 따가운 눈빛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넘길 뿐이었다. 결국 날개는 포기한 듯 시선을 다시 나에게로 향한 채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저 캐스터 정체가 대체 뭐야? 아무리 세이버의 인지도가 이 땅에서 떨어진다고 해도 그가 가진 [무구] 만큼은 절대로 인지도가 떨어지지 않아. 하지만 그 것을 강화를 사용했다고 해도 정면으로 받아낼정도의 캐스터라니. 이 경우 두 가지 답이 나오지. 하나는 저 캐스터라는 서번트가 본래 비정상적으로 강한 서번트라는 것과 또 하나는 이 곳에서 캐스터라는 영령의 인지도가 보통 높은 것이 아니기에 그만큼 랭크가 높아졌다는 것.”

즉. 그녀의 말에 따르면 그 둘 중 어떤 것이 맞든지 간에 캐스터가 보통 강한 영령이 아닌 것임에는 틀림없다는 뜻이 된다.

“응? 대체 캐스터의 정체가 뭐야?”

대답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캐스터의 진명은.......

“몰라.”

“응?”

“몰라. 깜박하고 안 물어봤어.”

.......

..............

.....................

긴 침묵이 방 안을 채운다. 날개의 얼굴은 시시각각 변해간다.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에서 잘못 들은 것이냐고 내게 대답을 재촉하는 듯한 표정으로. 거기서 농담이려니 하고 웃는 듯한 표정으로 바뀐다.

....... 재미있다. 저렇게 자주 변하는 표정을 보는 것은 왠지 모르게 재미있었다.

“바보 아냐아!!!”

그리고 터져 나오는 포효.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소리로 울부짖는 맹수.

정정. 전혀 재미있지 않다. 지금 느껴지는 것은 공포뿐이다.

“대체 싸울 생각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자신의 서번트가 누군지 알고 그 타입에 맞춰서 전투를 하는 것은 기초 중의 기초잖아!”

“그럼 대체 세이버의 정체는 뭔데?”

“엘릭이야. 엘릭. 스톰.......”

하지만 순간 그녀의 얼굴이 굳는다. 혹시나 하고 던진 미끼를 덥썩 물어버리는 날개. 그리고 덕분에 난 오랜만에 반격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바보 아냐? 그런 유도 심문도 아닌 물음에 걸려들다니.”

“으.......”

할 말을 잊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날개.

난 캐스터에게 고개를 돌리며 눈으로 물었다. ‘나 잘했어?’

그와 동시에 눈빛으로 대답이 돌아온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엥?

“쓸데없는 짓 하지 말란 말이야앗!!!!”






참고로 1분 뒤 난입한 자취집 주인아저씨에 의해 우리는 방에서 쫓겨났다. 아마도 날개와 이야기가 끝나면 아저씨에게 꽤나 빌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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