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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W DG SRW DG Chapter 06. ⅩⅥ. The Tower - 03

카루나 2003.10.25 19:50 조회 수 : 558

아크의 등 뒤에서 붉은 날개가 솟구친다. 마치 공작의 꼬리 같은 8개의 날개를 펼친 아크는 하늘을 날아오르며
오른쪽 팔에서 붉게 빛나는 플라즈마 소드를 만들어 낸다. 언제부터 일까? 그렇게나 실력이 없었던 아크의 실력
이 늘어난 것은...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기체를 몰며 아크는 하늘 위에서 푸른색의 기체와 맞붙고 있다. 무언
가 익숙한 디자인의 기체. 하지만 아크는 신경쓰지 않고 플라즈마 커터를 휘둘렀다. 하지만 그의 공격은 그 기체
의 한 팔에 나 있는 블레이드에 가로막힌다. 크게 날개짓하며 선회한 아크는 잠시 공중에서 머무르며 외쳤다.

“레이지! 올 필요 없어! 이 녀석은 내가 잡는다!”

하지만 흑청색의 게슈펜스트는 말을 듣지 않는다. 적의 블레이드에 플라즈마 커터를 맞대고 힘을 겨룬다. 아쉽지
만 출력은 저 쪽이 위인 것 같았다. 조금씩 게슈펜스트의 팔이 기울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레이지는 그대로 뒤로
물러나며 스프라이트 미사일을 날려 보냈다. 흰 연기를 뿜으며 날아가는 6발의 미사일. 하지만 그 푸른색의 기체는
수직으로 상승하며 미사일을 피해낸다. 그 모습을 본 게슈펜스트 역시 날아오른다.

양산형과는 달리 하늘을 날 수 있는 게슈펜스트 MK-2. 레이지는 MA 형태가 아니면 하늘을 날 수 없는 카루나의
셰도우 대신 하늘을 나는 적의 기체를 상대하기 위해 온 것이다. 레이지는 자신에게 무언가 말을 하는 아크가 보고
있는 화면에 가볍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주고는 스틱을 움직인다. 게슈펜스트의 왼팔이 움직이며 허리에 매달려
있던 발칸을 꺼내든다. 푸른색의 기체가 쏘아내는 리스트 건 Wrist Gun을 피해내며 발칸을 난사한다. 직경 98mm
의 탄환이 쏘아져 나가며 탄피가 허공에 흩뿌려진다.

“명중인가?”

적은 회피 운동조차 하지 못했다. 틀림없이 명중이다. 레이지는 그렇게 생각하며 잠시 긴장을 늦췄다. 하지만 그 순
간 그 푸른색 기체가 다가오며 블레이드를 뽑아들고 찔러 들어왔다. 피하지 못했다. 때마침 난입한 아크가 그 기체의
블레이드를 오른팔로 밀어붙이며 왼팔의 플라즈마 소드로 그 기체의 팔을 잘라내지 않았다면 콕핏에 맞았을 것이다.
물론 그와 함께 콕핏 안에 있던 자신까지도...

“정말 방해만 하는군!”

아크는 그렇게 소리치며 양 팔에 나 있는 플라즈마 소드를 휘둘렀다. 푸른색 기체는 급히 뒤로 물러났지만 이미 천천
히 그 기체의 머리 부분과 남은 한 팔이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직접 보니 어떤가?”

“확실하군. ELG-001 이다.”

타일런트의 물음에 옆에 서 있던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화면 안에 비치고 있는 것은 게슈펜스트
와 데스사이즈, 그리고 리에네. 흰색과 붉은색 위주로 도색되어 있는 근접전용 기간테스, NLG-004. 타일런트가 이
름 붙인 ‘페르세우스’를 상대하고 있었다.

타일런트의 옆에 서 있던 사내는 여전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말을 이었다.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있던
기체는 검은 색의 게슈펜스트였다. 다른 기체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심지어 모조리 부서지고 있는 아군의 기체
에도 눈을 돌리지 않는다. 단지 감정이 실리지 않은 눈동자로 그 게슈펜스트를 바라보던 사내의 입에 자그마한 미소
가 걸린다.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은 기분. 환희의 미소였다. 그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원하던 것을 찾았군. 그의 말이 맞았어. 그럼 가 볼까?”

“원하는대로.”

사내는 타일런트의 말을 들으며 몸을 돌려 자신의 기체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어둠 속에 고정되어 있는 기체. 척 보아도 상식을 뛰어넘는 크기의 메카닉이다. 그 옆에 서 있는 푸른색의 기체 역시
보통의 메카닉들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었지만 사내가 탑승하려고 하는 이 기체는 그 것의 2배는 됨직해 보였다. 전
체적으로 붉은 빛으로 도색된 기체. 왠만한 기체의 신장과 맞먹는 크기의 하반신과 함께 단 한 번 휘두르는 것만으로
상대를 쉽게 날려버릴 것 같은 커다라면서도 두꺼운 양 팔. 어깨 뒤쪽에는 검은 빛의 거대한 드릴이 달려 있었고 흉부
에는 금빛으로 빛나는 특이한 문장 같은 것이 달려 있었다. 마치 6망성 같아 보이는 문장. 이 것이 ELG-002. 단 2대 뿐
인 ELG 시리즈. 그 중 하나가 저 밖에 있는 검은색의 기체. 그리고 또 다른 하나가 이 녀석.

“어째서 001이 그 곳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처 없이 돌려받겠어.”

게슈펜스트의 탑승자가 누군인지 그가 알리 없다. 물론 이 말을 들을 수 있을리도 없다. 하지만 사내는 자신의 바로 앞
에 그가 있기라도 하듯 살기를 뿜어내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회전하는 탄환이 외부 장갑과 만난다. 그 엄청난 회전력과 함께 검은 탄환은 그대로 장갑을 비집고 들어가고 그대로 안에
서 폭발해 버린다. 기체 상반신의 절반 가까이 날아간 것을 확인한 팀버 울프는 캐논 버스터를 허리 뒤에 수납하고 스피어
블레이드를 꺼내어 휘두른다. 스피어 블레이드에 의해 절반으로 갈라지는 기체. 그제서야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것 같아
주변을 둘러본다.

전투시간 약 12분. 사상자 없음. 대파한 기체 없음. 대파시킨 기체 4대. 거의 완벽한 압승이다. 이 쪽이 수가 많았던 점이 상
당히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파일럿들의 실력이 꽤 많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 조금씩 그 성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는 생각에 팀버 울프는 미소를 지었다. 전투는 종료. 남은 목표는 흰 색의 전
함. 드림 하트에서 특별한 명령이 없었기에 일단은 그 전함이 하는 행동을 지켜보기로 했다. 이상하게도 그 전함은 별다른 행
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 뭐랄까... 기체를 실어 나르는 수송선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

팀버 울프는 잠시 그 전함을 노려보다가 드림 하트의 통제실에 연락을 취했다. 나이에 맞지 않는 어린 아이 같은 목소리가 들
려온다. 렉슈파니아의 목소리. 팀버 울프는 그녀에게 장비의 교체를 하겠노라 말한 뒤에 천천히 노스페라투의 몸을 돌렸다. 만
약 저 전함을 공격할 경우 현재의 장비로는 불가능할 것이라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어이. 나그네. 특별한 행동을 보이면 바로 연락해라.”

[알겠습니다. 선배님.]

미리 당부를 해 놓은 뒤 팀버 울프는 드림 하트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그의 바램대로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자신의 오랜 경험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재빨리 오른 발로 레버를 비틀며 왼발로
다른 레버를 밟는다. 동시에 양손을 이용해 순서대로, 하지만 빠르게 6개의 레버를 조작한다. 노스페라투는 약간 앞으로 뛰어
오르며 공중에서 몸을 비틀었다. 그리고 허리에서 캐논 버스터를 꺼내든다.

노스페라투가 땅에 착지하는 것 보다 조금 이른 순간. 굉음을 내는 무언가가 회전하며 땅에 부딪친다.

“쉴 틈을 안주는군.”

팀버 울프는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한동안 땅을 파던 것은 드릴. 얼마 안가 목표를 놓쳤던 그 드릴은 저 멀리 흰
전함 위에 서 있는 자신의 본체로 되돌아갔다. 붉은 색의 기체. 그 녀석을 보는 순간 팀버 울프의 입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 녀석은 지금 쓰러뜨린 4대와는 다르다. 그렇기에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라는 것을 생각해
내고 그가 취한 행동은 하나였다.

“히로님. 드림 하트에 출진 가능한 모든 인원을 내보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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