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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쳐 2팀

요리가 끝나고 식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아처, 밥 먹기 싫은 거야? 저건 이미 식사라고 부를 수 있는 레벨이 아니잖아.

 

"어? 아쳐, 혹시 억지로 먹는 거야?!"

 

"억지로..는 아닙니다만?"

 

"그럼 왜 그렇게 조금밖에 안 먹어──세상에, 밥을 밥그릇이 아니라 간장 종지에 덜어먹어도 되겠다!!!"

 

"아, 다음부터는 그러겠습니다. 확실히, 그 편이 설거지 하기에 편할 것 같군요."

 

"아니아니아니!!! 그런 말이 아니라──먹을 거면 팍팍, 확실하게 먹어야지!!!"

 

"...저는 살아생전에도 이 정도 밖에 먹지 않았습니다만...?"

 

지금까지 이정도만 먹고 살아왔다는 거야? 어떤 의미로는 인체의 신비지만,  저건 너무하잖아. 게다가 지식이 주어진 것만으로 젓가락질도 완벽하게 해내고, 뭔가 불공평해. 게다가 뭔가 아처의 머릿속에서 내 위상이 점점 낮아지는 느낌이 든다. 착각이겠지? 식사를 끝내고, 밤까지는 할 일도 없기에 방으로 들어가 전투의 준비를 시작했다. 뭐 오기 전에 준비해 왔으니까 딱히 준비라고 할 것도 없지만, 가방에서 미니 팔괘로를 꺼냈다. 마리사씨 집에서 무기한 대여를 해오기는 했는데 작동 방법을 몰랐다. 마력을 부으면 작동하는 건가? 나름 비장의 카드로 써먹을 수는 있겠지. 가방에서 이것저것 꺼내서 보는 중에 바깥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상당히 숙련되어 있는 것 같다. 천재라는 건가. 음악을 들으니 점점 졸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새에 잠들어 버렸다.

 

"헉!"

 

깨어났다. 어느새 밤이 되어버린 듯 하다. 방에서 아처를 불렀지만 반응이 없어서 내려오자, 책을 읽고 있는 아처가 보였다. 뭐랄까, 이젠 놀랄 힘도 없다. 너 너무 모범적이야 아처. 머리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 아처를 불러 정찰할 시간이 됐다는 것을 알렸다. 상점가 쪽으로 걸어갔지만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술취한 아저씨, 불량배, 이상한 여자들이 자꾸 말을 걸면 누구라도 짜증날 거다. 굉장히 심한 말을 한 아처를 말리면서 패스트푸드점으로 들어갔지만 아처는 별로 먹을 생각이 없는지 음료수 하나만을 부탁하고 나가버렸다. 결국 나는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을 다 주문해서 질린 듯한 눈으로 바라보는 종업원을 가볍게 무시하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여어, 아쳐!!! 그냥 내가 다 가지고 올라왔어!!!"

 

활기차게 외치며 문을 열었지만,  아처는 아예 포기한 듯한 눈으로 나를 잠깐 쳐다보고 쉐이크를 건네받았을 뿐이었다. 역시 내 위상이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가운데 갑작스레 아처의 얼굴이 굳어진 것을 발견했다.

 

"아쳐? 왜 그래?"

 

"마스터. 근거리에 적이 있습니다."

 

"어──정말?!"

 

"예. 확인되는 것은 넷, 어쌔신, 버서커, 라이더, 세이버입니다. 어쌔신을 기척으로 추정한 상태입니다만."

 

드디어 시작인가? 두근두근하는데?

 

"헤에. 이제 좀 재밌겠네!!! 아쳐, 제일 가까운 건 어디야?"

 

"세이버는 다소 떨어진 곳이며, 라이더와 어쌔신은 바로 이 상점가 안, 혹은 주변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까운 것은───라이더입니다."

 

"뭐, 좋아. 아쳐, 결과는 둘째치고, 한번 Fantastic하게 놀아보자고!!!"

 

물론 결과는 우리의 승리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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